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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 미(Bray me), “한계점은 없다고 생각하기에 계속 많은 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브레이 미(Bray me)는 2007년 시즈오카 현 후지노미야 시의 중학생 스쿨 밴드에서 출발해 코타니(こたに, 보컬/기타)와 아리사(ありさ, 드럼)를 주축으로 2012년부터 현재의 이름을 갖고 시즈오카 지역의 로컬 신에서 활동했다. 이후 도쿄로 상경해 활동하다 2010년대 말 두 명의 새 멤버 –이토우앙리(イトウアンリ, 기타), 사코(SAKKO, 베이스)-를 새로 영입한 후 현재까지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는 이들이 지난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광주-서울-청주를 돌며 한국의 인디 록 밴드와 함께하는 내한 투어를 진행했다. 파라노이드는 아직 인디즈에 있지만 음악적으로 탄탄한 기량을 보여주는 이들을 투어의 마지막 장소인 청주 록 클럽 지직(Jijik)에서 만나, 그들의 그간의 음악들과 이번 투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 정리 김성환



한국의 록 전문 매거진 파라노이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이후 일본의 밴드들이 한국에 공연을 오는 사례가 늘어난 것 같다. 이번에 어떤 계기로 한국 투어를 오기로 결정했는지 그 과정을 들어보고 싶다. 
사코: 2019년에 브레이 미에 가입하기 전 활동했던 밴드에 있던 시절 한국에서 공연을 온 적이 있었다. 그때 알게 된 이번 공연의 한국 관계자가 우리 밴드에게도 제의를 해서 한국에 오게 되었다. 

대부분의 해외 아티스트들이 한국에 공연을 오면 서울 한 곳에서만 공연하는 경우가 많은데, 광주, 서울, 청주를 오가는 투어를 3일 연속으로 진행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은가.
코타니: 솔직히 조금 피곤하기는 하다(웃음). 하지만 일본에서도 이렇게 (며칠 연속으로) 공연하는 경우가 많기에 익숙한 편이다. 

공연을 위해 광주와 청주를 방문해보니 서울의 분위기와 분명히 다른 느낌이 있었을 것 같다. 본인들이 느낀 한국 지방 도시의 느낌은 일본의 지방 도시들과 비교해 말해주면 좋겠다. 
이토우앙리: 한국의 지방 도시들도 일본의 지방 도시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지방의 경우에는 서울보다 더 특색 있는 밴드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울 공연 때에는 도쿄에서 공연을 할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서울의 밴드들은 좀 더 강한 사운드의 밴드가 많았던 것 같고.  

사실 한국에는 서울에 비해 지방에 클럽 형태의 공연장이 그리 많지는 않다. 밴드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 지역에는 로컬 클럽 같은 곳들이 많은가. 일본 내에서도 공연하며 전국을 다녀봤을 테니 일본의 로컬 클럽들의 상황이 어떠한지 궁금하다. 
이토우앙리: 도쿄와 비교하자면 일본의 지방에도 전체적으로 클럽이나 공연장의 수가 많지는 않지만, 특정 지방에 따라서 공연장이 많은 곳도 있고 반대로 매우 적은 곳도 있다. 

보컬리스트 코타니와 드러머 아리사는 중학교 시절부터 친구였고, 함께 스쿨 밴드 브레이브 잭애스(Brave Jackass)를 결성한 게 두 사람의 커리어의 출발점으로 알고 있다. 그 어린 시기에 어떻게 음악이란 것에 매료되어 밴드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나. 그리고 그때는 졸업하고 이렇게 전문 밴드로 활동하리라고 예상했나.
아리사: 당시에 스쿨 밴드는 같은 반 친구들과 했었고, 그 팀에서 기타리스트를 담당한 친구가 내게 권유했었기 때문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코타니는 밴드에 대해 잘 몰랐지만  (나와) 같이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나중에 밴드에 참여했다. 졸업하고 난 후에도 그 직후에는 역시 ‘지금 재미있으니까 계속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처음 활동할 당시에 영향 받았던 밴드가 있었다면 어떤 팀들이었을까.
코타니: 범프 오브 치킨(Bump Of Chicken)의 음악을 매우 좋아했다. 그 결과 그 밴드가 좋아하고 영향을 받았던 음악인 후(The Who)나 하드록 밴드들, 그리고 비틀스(The Beatles)의 음악까지 들으며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이토우앙리: 일본 밴드들보다 서양의 밴드들에게 더 많이 영향을 받았다. 너바나(Nirvana),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 그리고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등의 음악을 좋아했다. 
아리사: 나도 범프 오브 치킨이나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Asian Kung-Fu Generation), 스트레이트너(Straightener), 엘르가든(Ellegarden) 등의 음악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다. 
사코: 밴드를 하게 되면서도 해외 밴드들의 음악도 많이 들었지만, 그 전에 일본 밴드라면 도쿄지헨(東京事変)이나 오카모토스(Okamoto's) 등의 밴드들의 음악을 많이 듣고 영향을 받았다.

2014년 첫 미니 앨범 [onestage+]를 발표하면서 정식 데뷔했고, 정규 앨범 1장과 여러 장의 EP를 내면서 지금까지 활동해왔다. 초기에는 주로 고향 지역에서만 공연 활동을 했나. 여태까지 해왔던 공연들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코타니: 사실 결성 초기에 고향인 후지노미야 시에는 라이브 클럽이 존재하지 않아서 그래도 근방이었던 누마즈시로 건너가 그 곳에서 주로 공연을 했다. 그러다가 2017년에 도쿄로 상경을 한 후 도쿄 지역의 라이브 클럽들을 다니며 공연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라면... 매번 (가장 좋은 공연을) 갱신한다고 생각하기에, 바로 어제 했던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토우앙리와 사코는 각각 2018년과 2019년에 밴드에 가입했다. 두 사람은 그 이전에 각각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고, 어떤 계기로 밴드의 멤버로 합류하게 되었나.
이토우앙리: 고교 시절부터 4인조 밴드 활동을 시작했고, 그 이후에는 펑크(Funk) 계열 록 밴드에서도 연주했으며, 다시 4인조 밴드에서도 연주했다. 고향인 나가노에서 주로 활동하다가 (브레이 미의 기존 멤버들과) 함께 알고 있었던 밴드를 통해 같은 무대에 서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아 이 밴드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 후 내가 속했던 밴드의 멤버들이 탈퇴하고 혼자 남게 되었을 때, 브레이 미 측에서 밴드에 들어와 함께 하자는 권유를 해서 가입하게 되었다. 
사코: 25살에 밴드를 처음 시작했었고, 2019년에 한국에 왔었던 밴드가 내 첫 밴드였다. 개인적으로는 브레이 미를 후지노미야에 연주하러 갔을 때 처음 서로 알게 되었고, SNS를 통해서 이토우앙리가 이 밴드에 가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후 앙리와 같이 가입했던 베이시스트가 다시 탈퇴하자,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돕겠다는 제안을 하여 서포트 연주자로 활동하다가 멤버들도 정식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여 정식으로 가입하게 되었다. 

멤버별로 현재까지 밴드가 발표했던 여러 곡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거나 의미 있게 생각하는 곡이 있다면 어떤 트랙인지 설명해주면 좋겠다(참고로 한국에서는 현재 2019년작 EP [Grace Note] 이후의 음원들만 음원 포털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코타니: 그간 발표한 모든 곡을 다 좋아하지만 [サイダー](2023) 싱글에 담긴 ‘人間らしく’라는 곡을 요새는 가장 좋아한다. 물론 내가 (이 밴드에서) 보컬을 담당하는 건 당연한 의무지만, 그 부분을 남겨두면서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부분에 도전할 수 있는 곡이어서 좋았다.
이토우앙리: 가장 좋아하는 곡이 상황에 따라 바뀌는데, 현재는 아직 발표하지 않은 곡이 하나 있는데 그 곡이 가장 맘에 든다(웃음). 
아리사: 모든 곡에 다 애정이 있지만 그때의 심리 상황에 따라 달라지긴 한다. 그래도 ‘Evidence Road’(2020)라는 곡을 가장 좋아하는데, 가사 중에 “여기까지 걸어왔다”는 내용이 있는데, 지금까지 긴 시간 활동을 해왔고, 앙리와 사코가 가입한 후에 나온 곡이라 “앞으로도 함께 계속 걸어 가겠다”는 우리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곡이다.       
사코: 한국에 있어서 더 느끼게 되는데, 2019년에 한국에 와서 4일간 공연을 하고 돌아간 다음 날이 브레이 미에서 내가 처음 녹음에 참여하게 된 날이었다. [Grace Note](2019) EP의 첫 트랙이었던 ‘背中合わせ’라는 곡이 있는데, “걱정할 필요 없고, 언제나 괜찮아”라는 곡의 메시지가 내게는 가장 와 닿았기 때문이다. 

다른 록 밴드들과 차별화된 브레이 미만의 사운드의 매력이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고 밴드 본인들은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코타니: (레코딩할 때는) 우리가 만든 곡이 원하는 소리를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4명의 멤버들이 누구보다 그것을 잘 이해하고 연주하는 것이 우리 팀의 가장 좋은 매력인 것 같다. 

2023년에 들어와 디지털로 3곡의 싱글 -‘The Way to That Town’, ‘Sincere’, ‘サイダー(사이다)’-를 연속으로 발표하고 있다. 각 트랙들에 대해 한국 팬들에게 간단히 설명을 해주면 좋겠다.
코타니: ‘The Way to That Town’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을 보면서 느낀 것을 표현한 곡이고, ‘Sincere’는 작년에 생각이 많아져서 우울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듣고 느낀 감정을 적은 곡이다. ‘サイダー’는 한 마디로 ‘슈퍼 서머 송’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곡들이 모여 다음 음반(EP나 정규작)의 일부가 될 예정인가. 새 앨범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는 지 궁금하다. 
이토우앙리: 아까 말했던 미발표곡이 담길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으며, 공연이 없을 때에는 항상 레코딩을 하고 있다. 공연-레코딩-공연-레코딩(웃음)!!
코타니: 디지털로 발표할지, 정식 CD로 공개할지 그런 포맷은 결정하지 않았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제 밴드 데뷔 10년차가 되었다. 앞으로 밴드가 나아가고자 하는 궁극의 목표가 있다면 크건, 작건 그 꿈을 들어보고 싶다. 
아리사: 각자 하고 싶은 일들과 소망, 목표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밴드 전체로서는 어떤 특별한 목표를 지금 갖고 있지는 않다. 그래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음악이) 닿기를 바라는 것은 있다. 밴드 자체에 언젠가는 끝이 올 수 있겠지만, 한계점은 없다고 생각하기에 계속 많은 음악팬에게 우리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지난 2일간의 공연을 함께한 관객들, 오늘 청주에서 만날 관객들, 그리고 브레이 미의 노래를 듣게 될 한국의 록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당부의 말’이 있다면.
코타니: 공연을 통해서 한국 팬들과 만나게 되어서 매우 감사한다. 비록 우리가 한국어를 말하지는 못하지만, 음악으로 우리의 마음이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느꼈다. 다시 한국에서 공연을 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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