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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ISSUE

COLDPLAY, 음악으로 우주를 유영하는 삶의 즐거움 글 고종석 발매와 동시에 전 세계 차트를 석권한 [Moon Music]혼란스러운 2024년의 연말을 지나서 2025년 을사년(乙巳年)이 다가왔다. 혼돈의 시기에는 늘 좋은 음악이 대중의 탁한 마음을 어루만져 나왔다. 올 한해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음반은 전년보다 월등한 기록과 결과물을 보여줬다. 국내 록/메탈의 경우 뉴클리어 이디엇츠(Nuclear Idiots)와 미역수염, 사혼, 소음발광, 피컨데이션(Fecundation), 홀리 마운틴(Holy Mountain) 등의 음반이 눈길을 끌었다. 해외의 경우 대형 밴드와 뮤지션의 신보가 전년보다 미흡한 수치를 남겼다. 급변하는 정세와 여러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암울한 기운 속에서 콜드플레이(Coldplay)가 발표한 신보 [Moon Music](20.. 더보기
DARK TRANQUILLITY, 멜로딕 데쓰메탈의 근본은 결코 소멸하지 않는다 글 김원석 ‘어둠 속의 고요함’이라는 추상적인 의미가 함축된 밴드명의 다크 트랭퀼리티(Dark Tranquillity)는 지난 1991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결성된 직후 첫 번째 풀렝스 앨범 [Skydancer]를 발표하며 익스트림메탈 서브 카테고리로서 멜로딕 데쓰메탈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는데 앳 더 게이츠(At The Gates), 엣지 오브 새너티(Edge Of Sanity) 그리고 다크 트랭퀼리티와 형제 같은 밴드 인 플레임스(In Flames) 등 동시대 밴드들과 함께 당시 예테보리 신(Scene)이 태동하고 신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90년대 초 미카엘 스탠(Mikael Stanne)과 니클러스 썬딘(Niklas Sundin) 이 가장 먼저 의기투합하였으며 그 시점에서 가까.. 더보기
WINTERSUN, 순환하는 세월에 관한 어느 거대한 연작(連作) 글 허희필 핀란드 남서부 우시마 출신의 윈터선(Wintersun)은 심포닉메탈의 4인조 기본 편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보컬과 건반, 기타를 담당하는 야리 마엔파(Jari Mäenpää), 밴드의 시작부터 줄곧 드럼을 친 카이 하토(Kai Hahto), 크라운시프트(Crownshift)와 나이트위시(Nightwish) 활동으로도 활약 중인 유카 코스키넨(Jukka Koskinen 베이스) 지금은 메가데스(Megadeth)의 막내 기타리스트를 겸업하는 테무 만티사리(Teemu Mantysaari)까지, 신뢰할 수 있는 세션이다. 하지만 야리의 단독 프로젝트로 출발한 까닭에 밴드는 그의 총지휘로 움직여왔다. 멀티 뮤지션으로서 야리가 지어낸 멜로디는 매 작품마다 탁월하고 작업 정신은 단단하였다. 완벽을 기.. 더보기
FLOTSAM AND JETSAM, 스래쉬메탈 신의 진짜 수호자들 글 김원석 영국 헤비메탈의 새 물결(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 NWOBHM)이라 불리는 조류에 물든 하드코어 펑크의 비타협적인 정신, 두 요소가 섞이며 훨씬 정교해진 연주와 난폭해진 공격성을 품은 채 세상에 나타난 새로운 음악, 스래쉬메탈이다. 스래쉬메탈은 1980년대를 대표하는 음악으로서 그 어떤 음악보다 더 화려하고 격렬한 불길로 타오르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베이 에이리어에서 시작된 스파크는 곧 불씨가 되었고, 이 불씨는 미국 전역 그리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거대한 산불처럼 번져갔다. 당시 정말 많은 밴드가 세상의 빛을 보았는데 소위 빅4 즉 메탈리카(Metallica), 슬레이어(Slayer), 메가데쓰(Megadeth), 앤쓰랙스(Anthrax)를.. 더보기
IMPELLITTERI, 크리스 임펠리테리가 이끄는 2024년 판 속주 기타의 현주소 글 박국환 급진적이고 에너지를 표출하는 속주는 여느 악기 파트에 무관하게 청자의 심금을 파고드는 마력이 있다. [War Machine]은 ‘이보다 더 빠른 연주는 오히려 음악 감상에 저해되는 마지노선’이라는 속주를 들고 데뷔한 록 기타의 귀재 크리스 임펠리테리(Chris Impellitteri)가 이끄는 임펠리테리의 최신작이다. 그는 초기 명 보컬리스트 그레이엄 보넷(Graham Bonnet)의 파트너로 로니 제임스 디오(Ronnie James Dio)와 비비안 캠벨(Vivian Campbell),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과 랜디 로즈(Randy Rhoads), 데이비드 커버데일(David Coverdale)과 존 사이크스(John Sykes)에 못지않은 호흡을 이뤄내며 헤비메탈 계보에 인.. 더보기
STRYPER, 결성 41주년을 맞이한 크리스천 헤비메탈의 독보적 수호자의 변함없는 에너지 글 김성환 이사야서 53장 5절에 적힌 구절-“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에서 그룹명을 정하고 당대의 헤비메탈 밴드들이 비주얼적 요소를 위해 주로 활용했던 가사적 주제에서 탈피하여 성경의 메시지를 음악으로 전하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던 밴드 스트라이퍼(Stryper)는 1990년대에 해체기를 겪긴 했지만 2000년대에 다시 복귀한 후 지금까지 한결같이 자신들의 음악적 지향과 목표를 지켜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이 오직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한 활동에 주력했다는 의미라 볼 수는 없다. 그들의 가사에 어떤 내용이 담겼든, 기본적으로 그들은 헤비메탈이라는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사운드의 핵심에서 전혀 어긋나지 않았고, 오히려 1980년대식 주류 헤비메탈의 공식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더욱 하.. 더보기
VISION DIVINE, 토스카나 천사들의 피, 땀, 눈물 글 허희필 메탈의 동향을 오래 지켜본 이들에게 비전 디바인(Vision Divine)이란 이름은 반갑고도 감격스러운 명사이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파워 프로그레시브 밴드로서 26년 동안 신을 지킨 들보로 통하고, 파비오 레오네(Fabio Leone), 마이크 테라나(Mike Terrana), 미켈레 루피(Michele Luppi) 등이 오고 가며 이 계열의 성소가 되기도 하였다. 그렇게 밴드는 기라성의 반열에 올랐지만 비전 디바인은 퇴락하지 않는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결과물을 선보여 왔다. 의식의 흐름을 집대성하고([Stream Of Consciousness](2004) 20년 뒤 발매되는 정규 아홉 번째 작품인 [Blood And Angels' Tears] 역시 위와 같은 선상에 명증하게 위치할 수 있.. 더보기
GALNERYUS, 우리에겐 애증(?)의 일본 최강의 파워메탈 밴드의 13번째 정규 앨범 글 김성환 일본을 대표하는 파워메탈 밴드로 이제 그 경력만 24년째에 이르는 갈네리우스(Galneryus)는 현지에서는 분명 꾸준히 해당 계열 밴드들 가운데는 최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에서의 그들의 인기는 확실히 예전과 같지 않다. 그들의 음악이 과거보다 별로가 되어서가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도 제대로 메이저급의 인기를 얻고 한국에서도 두 번의 내한 공연을 통해 적당히 팬층이 확보되던 시기, 밴드에 새롭게 가입한 2대 보컬이자 지금도 활동 중인 쇼(Sho, 본명은 오노 마사토시)의 SNS 포스팅과 올린 사진이 한국 팬들의 감정을 자극한 것이다(독도와 야스쿠니 신사에 관한 내용이었음). 결국 당시 밴드 앨범의 라이선스 발매와 내한 공연을 담당하던 레이블이 큰 손해를 보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그들은.. 더보기
POWERWOLF, 쇠하지 않는 늑대의 힘과 야성을 신작에 모은 글 허희필 파워울프(Powerwolf)는 2004년 독일 자르브뤼켄에서 결성된 중견급 밴드이다. 본디 팀의 구성 주체인 매튜 그레이울프(Matthew Greywolf 기타)와 찰스 그레이울프(Charles Greywolf 베이스) 콤비는 그에 앞서 본명인 다비트 폭트(David Vogt)와 벤야민 부스(Benjamin Buss)로 암흑 기운을 띤 둠메탈 밴드 플로잉 티어스(Flowing Tears)의 일원이었다. 해당 밴드가 파워울프보다 10년 먼저 결성되었고 특별히 시기적으로 중첩되는 구간이 없지만, 거기서의 활동이 장중한 파워울프 사운드의 근간이 되고 있기에 짚고 넘어간다. 두 그레이울프와 함께 보컬리스트 아틸라 돈(Attila Dorn)과 건반 주자 포크 마리아 슐레겔(Falk Maria Schle.. 더보기
HAMMERFALL, 새벽 너머의 새벽에서 기록한 전투 일지 글 허희필 스웨덴 최대 도시 예테보리는 역사적으로 오랜 명성을 띠어 왔다. 그러나 여기서는 아무래도 파워메탈 밴드 해머폴(Hammerfall)의 출신 터전이 이곳이라는 게 중요하다. 해머폴은 31년을 달려온 메탈계의 핵심 인사이다. 이들은 자신들보다 앞선 시기에 출현한 멜로딕 데쓰메탈 계열의 예테보리 사운드와는 궤를 달리하여 전투적인 상상력과 기개를 띤 사운드를 결합시켰다. 그건 매노워(Manowar)와 사바타지(Savatage) 등이 선행적으로 펼쳐낸 바 있는 ‘기획형 메탈’의 환상적인 면모를 해머폴의 방식대로 풀어낸 결과다. 무엇을 기획했는가? 전쟁 같은 역사의 흐름과 그 가운데 경합하는 인간의 의지다. 달리 말해 힘에의 욕구이다. 그래서 이들의 곡조가 부여하는 감정은 다분히 호전적이다. 밴드의 정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