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송명하
록 음악인과 오케스트라의 만남이 그렇게 신선한 시도는 분명 아니다. 메탈리카(Metallica)의 [S&M](1999)이나 스콜피언즈(Scorpions)의 [Moment Of Glory](2000)처럼 단순히 밴드의 대표곡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것은 물론 지휘자 루이스 바칼로프(Luis Enríquez Bacalov)가 주도한 창작곡을 협연한 뉴 트롤즈(New Trolls)의 [Concerto Grosso] 시리즈, 오잔나(Osanna)가 맡은 OST [Milano Calibro 9](1972), 일 로베쇼 델라 메달랴(Il Rovescio Della Medaglia)의 이색작 [Contaminazione](1973)와 같은 경우도 있다. 또 록 밴드 멤버가 만든 곡을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딥 퍼플(Deep Purple)의 [Concerto For Group And Orchestra](1969), 레이지(Rage)의 [Lingua Mortis](1996)를 떠올릴 수도 있고, 아예 밴드 내에 오케스트라를 뒀던 초기 바클리 제임스 하베스트(Barclay James Harvest)도 있다. 방법은 달랐지만 모두 밴드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 브라이트 앤 블랙(Bright & Black)의 앨범이 앞서 언급한 많은 사례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협연이 아니라 록 음악인이 만든 음악을 오롯이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음원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브라이트 앤 블랙은 발트해 연안 국가를 대표하는 익스트림메탈 밴드 멤버가 참여한 프로젝트다. 작곡에 참여한 음악인은 아포칼립티카(Apocalyptica)의 아이카 토피넨(Eicca Toppinen), 오페스(Opeth)의 프레드릭 오케손(Fredrik Åkesson), 와태인(Watain)의 에릭 다니엘슨(Erik Danielsson), 인툼드 에이디(Entombed A.D.)의 니코 엘그스트랜드(Nico Elgstrand), 메슈가(Meshuggah)의 토마스 하케(Tomas Haake)와 딕 뢰브그렌(Dick Lövgren) 그리고 제이콥 헬너(Jacob Hellner)와 크리스티안 예르비(Kristjan Järvi)다. 제이콥 헬너는 람슈타인(Rammstein), 클로핑거(Clawfinger), 아포칼립티카와 인툼드 에이디 앨범의 프로듀서로 활동했고, 크리스티안 예르비는 발트해 필하모닉(Baltic Sea Philharmonic)의 창립 지휘자 겸 예술 감독이다.
※ 파라노이드 통권 38호 지면 기사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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